홀리원 청소년부를 소개합니다


우리 홀리원 청소년부 이야기

 

 다함 없는 은혜로 수원서부교회 청소년부를 구하신 하나님을 높여드립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이 글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제가 하려는 건 청소년부의 모든 역사를 서술하는 것이 아닌, 제가 느끼고 경험한, 저와 연관된 청소년부의 역사입니다. 물론, 수원서부교회 청소년부는 학생과 교사, 모두의 교회이며, 각 사람 모두 청소년부와 더불어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의 역사를 다 담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교회학교의 특성상 그렇게 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저는 이 일이 필요하다 믿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체, 기억을 더듬어 청소년부에 담긴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자랑하고 높이는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글의 한계를 주님께서 채워주시길 바라며, 마지막 날에는 제가 기억하는 청소년부의 모습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일들을 듣고, 보며 기뻐하길 바랍니다.

 

 2023년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올 무렵 저는 수원서부교회 청소년부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청소년부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큰 타격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숫자적으로도 그랬지만, 영적으로도 바닥을 치는 느낌이었습니다. 예배 중에 축구, 데이트 약속이 있다며, 개인 일정이 있다며 빠져나가는 아이들의 모습, 졸고 있으나 그들을 어찌할 수 없어 지켜봐야만 했던 선생님들의 모습, 정돈되지 않은 환경 속에 힘겹게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저에겐 급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보였습니다. 첫 번째는 예배 시간에 자는 문제였습니다. 당시 예배는 비전센터 5층에서 오전 11시에 시작했습니다. 청소년부를 담당해본 사역자라면 모두가 인정하는 청소년부에 맞추어진 최적의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정신이 맑고, 힘있게 예배드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자고 있었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끝내 아이들의 삶에 교회가 깊이 들어와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아마, 이 결론을 성도님들께서 보셨을 때 놀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교회를 다녔고, 교회와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교회가 깊이 들어와 있지 못했습니다. 그 결론에 확신을 품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성탄절을 준비하던 때였습니다. 당시 우리 아이들은 빨간 깃발을 들고 합을 맞추는 워십 댄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어두웠습니다. 당장이라도 끝나면 집으로 뛰쳐나가겠다는 얼굴과 태도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연습이 끝나자마자 간식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여러 번 반복되었습니다.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남아서 놀 법도 한데, 놀랍게도 10명이 넘는 인원임에도 서로 친한 친구들이 하나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성탄절 전날 밤까지 이 분위기가 쭉 이어졌습니다.

 

 앞에서 섬기는 아이들도 이랬는데, 다른 아이들은 어땠겠는지요. 당시 저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네덜란드 교육에 관한 책들을 허겁지겁 들이켰습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교육 방향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교육”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양육 방식 차이점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넘어지면 어머니는 아이를 일으켜주고, 먼지를 털어주고, 다친 부위를 확인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단 한 마디로 상황을 종결해버립니다. “일어나”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의 양육은 각각 고유한 특징과 유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교육은 아이에게 도전과 승리, 그리고 창의성을 키워주고, 어머니의 교육은 안정성과 배려와 사랑을 길러줍니다.


 그러나 청소년부는 너무 오랫동안 ‘어머니 교육’에만 노출된 상태였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은 어른의 도움으로 간식을 받아먹었고, 어른이 숟가락, 젓가락을 놓아줘야 손을 움직였고, 어른이 음료를 따라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먹질 않았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관계까지 영향을 주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 배려해주는 것 같으나 결국, 그 또한 무관심의 이면일 뿐 ‘자기만 생각하는 마음’이 문제였습니다. 이에 저는 첫 설교 때 ‘도깨비방망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카톡에서 한 중학생 아이가 물었습니다. “목사님, 방망이가 왜 필요하세요?” 저에게 이 질문은 아주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교회에 관심이 없던 아이의 첫 질문이었고, 부서 안에서 제 정체성을 드러내는 첫 관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부 사역자로서 그냥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교육은 시작되었고, 저는 그들을 사랑하되 야생에 풀어놓는 아버지가 되리라 결정한 상태였습니다.

 

 차분히 대답해주었습니다. “네 뚝배기 깨려고” 그 주 토요일, 차를 타고 집에 데려다주는데, 아이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사실 저 그 말에 많이 충격받았어요.” 아이는 잔뜩 삐져서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받기를 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사과하고 위로했을 저였지만, 단호히 말해주었습니다. “삐졌구나. 아이고. 그랬구나. 그래서?” 결국 아이는 집이 한참 남았지만, 차에서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미련 없이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주일! 드디어 설교할 때가 되었습니다. 안대를 쓰고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르며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안대 밑으로 보이는 어제 그 아이를 신나게 뚜드려줬습니다. 아무도 졸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도 분해서 못 잤겠지요?


 그날 설교 주제는 “눈이 가려져 있으면 아무리 좋은 무기를 들고 있어도 허공에 휘두를 뿐이다. 그러나 믿음의 눈이 열리면, 주님의 영광을 위해 올곧게 걸을 수 있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다.” 였습니다. 설교가 끝나고 어제 그 아이를 포함하여 임원 아이들을 모아놓고 말했습니다(삐진 그 아이는 임원이 아니었음). “너희는 청소년부를 살릴 수 있다. 하나님이 부르신 ‘성도’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홀리원’, 거룩한 하나님을 닮은 성도로 살아간다. 너희는 홀리원이다. 청소년부의 부흥이 너희로부터 시작될 거야.” 그렇게 홀리원이 시작되었고, 이 마음을 선생님들께도 전해드렸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토요일, 주일마다 모여서 2시간, 3시간씩 놀고, 먹고, 예배 피드백하고를 반복했습니다. 웃음이 피어나기 시작했고, 서로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잘 모이지 못했습니다. 회의를 시작하면 20명이 넘는 선생님 중 5~6명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늘 오던 분들이셨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변화되면 이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변화되리라 믿었습니다.

 

 이어서 저는 곧 두 번째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 관계의 문제였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 관계는 심각했습니다. 서로 싸워서 관계가 많이 무너져 있었고, 도저히 반을 이룰 수 없을 만큼 깨진 상태였습니다. 무엇보다 공동체 안에 친한 친구가 없는 아이들이 다수였습니다. 그래서 내놓은 대안이 겨울수련회였습니다. 홀리원 청소년부에는 그동안 겨울수련회가 없었다고 합니다. 또, 여름에 수련회를 가면 보통 연합수련회를 갔기 때문에 서로 친해질 여지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32명의 학생과 3명의 선생님으로 시작된 겨울수련회의 주제는 “Basic camp”였습니다. 저는 ‘기본’이라는 의미보다 ‘백지상태’의 의미를 더 원했습니다. 기본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백지상태였습니다. 깨지지 않았던, 그때의 관계. 무너지지 않았던 관계. 서로 간의 색안경이 없는 그런 관계. 그리고 아버지 교육으로의 변환. 아이들에게 직접 고기를 굽게 했고, 음료를 가져가게 했으며, 숟가락, 젓가락도 직접 놓게 하였습니다. 그 외의 프로그램도 아이들이 직접 움직일 수 있게 계획했습니다.

 

 일차적으로 관계의 회복, 아버지 교육으로의 전환을 위해 계획하고, 진행했는데 수련회 밤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 대부분이 겨울수련회 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버린 것입니다. 엄청난 은혜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예배 분위기, 아이들의 관계, 개개인의 신앙 온도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수련회를 왔던 32명의 학생이 수련회에 오지 않은 10명의 학생을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예배는 곧 축제로 변했고, 찬양만 하면 뛰고, 손을 들었습니다. 예배에는 ‘아멘’ 소리가 울려 퍼졌고, 아이들이 금요드림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배우고, 소리를 내어 간절히 기도하며 하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뚝배기를 맞았던 그 아이는 자신도 임원을 시켜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총무 자리가 비어 총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자신이 그날 밤 삐진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 싶어 말해주었습니다. “그 삐진 시절이 있어서 지금의 네가 있는거야. 그래, 성장했구나.” 그렇게 그 아이는 시간이 흘러 현재 2025년 홀리원 청소년부의 부회장이 되었고, 내년 회장을 노리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예배의 전사 그 자체가 되어 청소년부의 예배 분위기를 이끌고 있고, 격주마다 토요일 밤에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처럼 잘 삐지는 아이에게 이겨내는 방법을 훌륭히 알려주는 좋은 선배가 되었지요.

 

 저는 청소년부의 영적 감각을 살리기 위해 꾸준히 훈련을 강조해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청소년부의 훈련은 더욱 생기를 띄고 있습니다. 청소년부는 1단계부터 8단계까지 고난도 훈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벌써 올해로 4단계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40명이 넘는 학생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아름다운 열매들을 맺고 있습니다.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보통 중학교 1학년으로 올라오는 신입생들은 몸이 경직되어서 예배조차 드리기 힘들어합니다. 그런데, 이 훈련을 받는 신입생들은 지금 ‘기도’를 하고 싶다고, ‘통성기도’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모두가 예배, 찬양을 드릴 힘조차 없는 상태였는데, 지금은 기도하고 싶다는 갈급함을 드러내니 청소년부의 훈련에 부어지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지 모릅니다.

 

 아참, 선생님들 소식도 전해드려야겠지요. 이제 선생님 모두가 회의에 참여하신답니다. 함께 격려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갖게 되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공부하며, 접근법을 개발하는 선생님들이 되셨어요. 그리고 이제 수련회 때 교사도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시간과 예산을 사용해달라는 요청이 많습니다. 홀리원에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제 뭉치지 못하는, 적극적이지 못한 청소년부 교사는 옛말입니다. 우리 청소년부 선생님들처럼 따뜻한 사랑으로 모이고, 자라나는 곳이 또 있을까요? 저는 우리 선생님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어려운 일, 고통스러운 일도 많았지만, 끝까지 견뎌주셨고, 함께해주셨어요. 우리 선생님들은 청소년부에 꼭 필요한 일꾼들이며, 하나님이 홀리원에 보내주신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귀한 선물입니다.

 

 이처럼 홀리원 청소년부는 하나님의 은혜로 큰 부흥을 누렸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40명에서 정체되어 있던 인원은 1년 반 사이에 80명을 보게 되었고, 내년은 또 어떻게, 얼마나 성장할지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번개탄TV를 진행하시는 청소년 사역의 거장, 임우현 목사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이제 어디 가서 ‘부흥하고 있는 청소년부가 어디냐’는 질문을 받으면 ‘수원서부교회 청소년부’라고 답하신다고요. 홀리원 청소년부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공동체로 자라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 나라를 누리고, 천하보다 귀한 영혼의 소중함을 아는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가정이 회복되고, 선교하는 공동체가 되는 그날까지 우리 홀리원은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수원서부교회 홀리원 청소년부를 만난 건 저에게 너무 큰 행복이었습니다. 홀리원에 방문하시는 여러분에게도 그 행복이 퍼질 수 있길 바랍니다. 예수님의 은혜와 주님의 조건 없는 사랑과 성령의 교제와 평안이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께 충만히 넘치시길 축복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수원서부교회 홀리원 청소년부를 섬기는 목자

김종탄 드림


2025. 08. 09 

그레이스홀 사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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